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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팀잇으로 돈벌기와 글쓰기

by 분석몬 2018. 10. 16.

자유롭게 누구의 평가도 기대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이 전세계에 몇명이나 될까?

 

아마도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이들은 천형적으로 타인의 평가에 집착할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이러한 평가를 수치적으로 제시하는 블록체인 사이트가 스팀잇이다. 스팀잇에서는 보상을 스팀코인 액수로 표현하도록 해놓았다. 2018년 10월 기준 약 900원~1000원이 1스팀가격이니, 이곳에 글을 써서 10스팀달러 이상 찍힌다면 글하나로 약 1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볼수도 있다. (물론 스팀파워로 적립되는 37.5%와 큐레이션이익 30%를 제외하면 바로 손에 잡히는 것은 37.5%인 3750원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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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놓고 돈과 글을 연결하는 시스템이 각광을 받을것 같지만, 의외로 거부감을 줄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도 자신의 글이 평가절하된다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론상으로는 1만원, 10만원, 100만원까지도 글하나로 벌수있을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먼저 스팀코인을 많이 사서 파워업을 한 소위 고래들의 글에만 보팅이 많이 몰리고 보상금액이 올라간다. 왜냐하면 이들 고래들로 부터 다시 보팅을 되받아서 자신들의 글도 보상이 올라갔으면 하는 일종의 품앗이 형태의 보상 나눠먹기로 그 속성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변질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생각의 가치라는 스팀잇의 그럴듯한 타이틀과는 달리 스팀코인을 어떻게 더 우아하게 채굴해서 나눠먹을까에 대한 과정은 결과적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세태가 그러하듯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의 글에 더 열광하거나 혹은 열광하는 척 해야하는 모습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를 무조건 탓할수도 없다. 그런것이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스팀잇에도 글쟁이들에게 약간의 희망은 있다. 처음부터 대규모로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오로지 양질의 글로만 명성과 수익을 누적하고 있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팀잇 초창기에 운좋게 들어가서 한국인 커뮤니티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은 럭키가이들을 제외한다면, 그 숫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직 작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글을 꾸준히 연재해볼만도 하다. 왜냐하면 다들 이러한 생각으로 보상 나눠먹기에 혈안이 되어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깊이있는 혹은 깨달음을 주는 글들이 상대적으로 적기때문이다. 한마디로 기회는 여전히 있다. 

 

유리한 주제는 스팀잇의 속성상 블록체인 관련 글이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화폐의 형태가 스팀과 스팀달러라는 암호화폐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인간인 이상 한가지에 쉽게 질린다. 그렇기에 탈암호화폐 주제들도 상당히 최근에 각광받고 있다. 인간의 고뇌를 엿볼수 있는 시와 문학, 유용한 정보의 맛집후기, 신선한 예술작품 제작과정, 일상의 일기들 그리고 공감을 주는 독서 후기 등 그 보상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점점 주제의 다양성은 높아지고 있다. 왜냐고? 결국 그곳도 다채로움을 즐기는 인간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들도 혼신의 힘을 다한 글을 스스로의 노트북에 박제해 만들면서도 한편으로 머리를 식히거나 다른 꼭지의 글들도 읽어보고 또 써보고 싶다면 스팀잇을 활용할 만하다. 다만, 수익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상기에 언급한 대로 대형자본의 글들이 질에 관계 없이 더 많이 보상을 받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럼에도 꾸준함을 장착할수 있는 습관의 플랫폼으로 그 역할을 할수 있다. 한 페이지의 글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적시고, 설령 나로부터 품앗이 보팅을 받지 못하더라도 순수히 글에 반해 보상이 올라가는 도전을 경험할 수 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순수히 글로만 먹고 살고 싶다고? 그런 시기와 나라는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부단히 연습하고 또 좌절하고 그래도 또 일어나서 재도전하는 혈투의 반복만이 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 다수의 작가 지망생들에게 그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혈투의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할수도 있고, 어쩌면 그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아부하는 자아를 마주칠지도 모른다. 허나 이역시 기존의 오프라인 세상과 다르지 않다. 출판사의 입맛과 대중의 기호를 사로잡기 위해 글을 쓰면서 자기도 모르게 수없이 수정하는 형태가 적지않게 펼쳐진다. 그러나 그과정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한채 재미와 돈을 모두 잡아가는 이들도 있다. 현실을 직시한다면, 스팀잇의 만만치 않은 신세계를 얼마든지 감사하면서 즐길수도 있다. 

 

글로 유명해지고 싶다고? 당신과 공감대를 몇명이나 형성할 수 있을것 같은가? 혹은 공감대가 없던 이들까지도 얼마나 당신의 글로 매료시킬수 있을것 같은가? 그 수련의 장을 무료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보상도 기대할수 있는 곳이 나왔다.슬픔과 좌절도 다가올 것이고 소수만이 그 단맛을 볼것이지만 그곳에서 겪게되는 쓴맛 역시 앞으로 나올 글들에 자양분이 될수도 있다. 그러니 두려워말고, 비난만 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큰기대를 하지는 말고 담담히 글로 진검승부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똑똑 문을 두드려 볼만한다. 스팀잇의 세계는 그렇게 지독하고도 자비롭게 작가들에게 열려있다.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경험하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신선한 체험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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