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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후기와 시사점, 마블의 강력한 뒤통수와 한국 영화의 미래

by 분석몬 2018. 5. 3.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사로잡은 히어로 영화. 바로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이다. 마블이 2008년 아이언맨으로 영화계 판도를 바꾼지 10년이 되었다. 그사이 18편의 이야기들을 내놓았다. 각기 다른 영웅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연출했고, 그 영웅들이 모여서 공동의 악을 상대하는 이야기는 더 재밌게 연출되었다. 

인피니티워후기

금번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한마디로 충격적이였다. 마블의 연출력은 역시 대단했고, 한국의 번역가도 심히 대단했다. 

 

물론, 내년에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많은 것들을 되돌려 놓겠지만, 독립적인 마무리에서 악의 축인 타노스가 승리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영웅물에서 이렇게 관객의 뒤통수를 때린 영화는 드물었다. 왜냐하면, 두근거리게 만든 마블의 영웅들이 모두 함께 대규모로 싸우기에 당연히 우리편이 승리할줄 알았다. 하지만, 마블은 나름의 철학이 있고, 눈물도 흘리는 빌런이 승리하도록 끌고 갔다. 

 

어렸을 때 마징가제트와 태권브이가 한 영화에 나오고, 슈퍼맨과 배트맨이 함께 나오기를 상상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가끔은 차라리 적이 이기는 결말을 바란적도 있을 것이다. 그 적이 매력적일 경우에는 더욱더. 이 두가지를 마블은 모두 해냈다. 각기 다른 이야기의 영웅들을 한자리에 모으기까지 힘겹고 재밌게 끌고온 다음, 절대 강자 타노스가 다 모은 인피니티 스톤으로 전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그냥 죽여버린 것이다. 그의 철학은 명확하다. 유한한 자원대비 증식률이 높은 생명체로 인한 우주 불균형의 해결책은 가공할 대형 참살뿐이라는 것. 언뜻 나치의 세계대전이 떠오르는 이 부분에서 공감이 된 관객들이 의외로 많기에 그의 손가락 튕겨서 죽이기 권법은 허무하지만 강력한 설득력이 있었다. 

 

한국의 번역가도 대단했다. 우주마법사가 닥터스트레인지가 이길수 있는 단하나의 미래를 보고와서 이를 실행하는 도중에 타임스톤을 타노스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한 영어대사가 바로 " It's the end game" (큰그림을 위한) 최종단계야! 라고 번역되었어야할 말이, 이젠 희망이 없어라는 우주 대쫄보의 의역으로 바뀌면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한 번역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 만큼 한국영화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전세계16조원을 지금까지 벌어들인 마블 시리즈의 정점에 달하는 영화의 개봉을 단순히 한명의 번역가에게 맡겨 이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이다. 물론 그번역가의 역량 미달은 당연한 말이고. 

 

지금까지 한국영화는 발전해왔다. 투자규모도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모두 단발성의 영화들로 가득하다. 투자로 치자면 단기투자뿐이다. 멀고 긴 장기 프로젝트가 없다. 각각의 이야기들을 재밌게 이어나가다가 접점을 만든다면 관객들은 흥분하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없다. 

 

또한, 인맥에 의한 번역가 섭외든 그 번역에 대한 검증이든 총체적인 시스템이 취약하다. 한명의 잘못으로 전체가 흔들릴 체계라면 구성부터 잘못된 것이다. 받쳐주고 끌어주는 팀작업에 의한 보강과 강화가 절실하다. 마블은 루소 형제 감독의 단독작품이 아니다. 수많은 출연진들과 원작자 그리고 에디터등이 항상 의논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끊임없다. 어떻게 아냐고? 영화가 끝난 후 쿠키영상을 보기위해 기다릴 때 올라오는 끝도 없는 출연자들의 이름들을 떠올려보라. 또한, 금번 영화에서 캡틴과 토르 그리고 퀄의 스타일에 대한 농담들이 모두 즉석의 애드립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많은 이들이 보기에 재밌으니 쓴 것이다. 시도하고 검토하고 채택한다. 그렇게 강렬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장기적인 안목과 체계적인 시스템. 이 두가지가 결합된 한국영화의 다양하고도 재밌는, 두근거리는 시리즈 물의 여정이 시작되기를 바래본다. 마블과 번역의 뒤통수는 우리에게 발전을 위한 약이 될 수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처럼, 벌써부터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영화를 우리도 만들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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