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가

논술 시험을 잘보는 방법(홍석천의 입양 딸 사례)

by 분석몬 2018. 10. 26.

당신이 학생이고 논술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고득점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기술과 장기적인 내공을 함께 쌓아야 한다.

 

당장 논술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은 기술적인 면을 익히기 바란다. 이를 통해 다소 미흡한 내공일지라도 기본 이상의 글로는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논제가 주어졌을 때, 논제의 구성을 밝히고 그에 대한 당신의 입장을 함축적인 한 문단으로 작성하라. 

 

당연히 한 문단은 몇개의 논리적인 관계를 맺는 문장들로 이루어져야 한다. 수정 따위는 필요없이 일필휘지로 글을 써내려갈수 있는 천재가 아니라면, 전체를 조망하는 당신만의 글 지도 혹은 글 설계도를 지닌채 살을 입히면서 내용을 완성해 가라는 뜻이다. 

 

다양한 논술주제

 

예를 들어보자. 

 

가장 최근에 핫한 이슈인 동성애자 홍석천이 누나의 딸과 아들을 입양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제가 있다. 

 

홍석천의 누나가 이혼 후 재혼을 하는 과정에서 딸과 아들에 대한 법적인 관계를 정리하였다. 즉, 동성애자로 미혼이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우수한 홍석천은 제2의 누나 인생을 응원하고 그녀의 자식들 삶을 지원하기 위해 그들을 본인의 자식으로 입양하였다. 과연 이혼하는 형제/자매를 위해 가족 자녀들을 입양하는 행위가 사회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것인가? 

 

대부분의 논술문제들은 양면성을 띄고 있다. 마치 사회에서 때때로 직면하는 많은 현실 문제들처럼 어느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명백하게 나누기 힘든 주제들을 다룬다. 따라서 애당초 모호한 정답을 찾기 보다는 어느쪽이 당신의 마음에 더 와닿고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논거들이 와야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전술한 것처럼 논제의 구성을 밝혀보자. 여기서 동성애자라는 것은 언론사나 일반인에게는 흥미가 있는 자극적인 단어지만, 본 논제의 구성상 핵심적인 단어가 아니다. 즉, 형제/자매가 이혼을 하면서 그 자식을 책임지지 않기 위해 혹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직계 가족에게 입양시키는 혹은 입양하는 행위가 정당한가이다. 

 

만일 당신이 이 행위가 정당하다고 느낀다면, 이런 법적인 절차가 사회적으로 퍼지는 것에 대해 어떤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여기서는 스스로의 경험과 사고력이 요구된다. 이것은 단기적으로 변화시키기는 힘든 요소이므로 어느 정도는 갖춘 상태라고 가정하자. 이에 대해서는 후에 장기적인 내공을 쌓는 방법에서 자세히 풀어내겠다.

 

이혼으로 인해 경제적, 심리적으로 방치되고 소외받는 이들의 감소가 떠오른다. 즉, 입양되는 자녀들의 보다 안락한 삶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전제가 되는 것은 경제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가정과 심리적으로도 완전 남이 아닌 친척의 손에 길러지기에 안정감을 빨리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논거에 포함시켜야 좀더 설득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형제/자매의 이혼으로 그 자녀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경제력 있는 형제/자매에게 입양되는 것이 자녀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할 가능성이 높기에 입양행위는 정당하다고 볼수 있다'로 서술할 수 있다. 

 

여기에 이제 살을 하나씩 보태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혼후 방치되면서 물질적. 정서적으로 상처입고 있고, 이로 인해 범죄율이 증가하는 경향까지 있음을 주장하는 문단 하나. 홍석천처럼 경제적으로 그 능력이 되고 정서적으로도 교감이 높을수 있는 친척의 경우 이혼 후 남은 아이들의 심적인 안정성이 빨리 회복될수 있다는 문단 둘. 이를 뒷받침하는 홍석천 입양 딸의 인터뷰 내용 및 해외의 유사 입양사례  증가추이 등을 사례로 들수 있겠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할수 있는 논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에서 서술한 핵심 문단과 그 설계도이다. 

 

하지만, 포커스를 이혼 후 자녀를 쉽게 친적에게 맡기려는 가족에게 둔다면, 이혼 후 친척 입양에 대한 입장은 완전히 다르게 서술될 수도 있다. 즉, 현재의 언론과 방송에서 마치 홍석천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멋진 사람이며, 그 입양 조카 딸이 해외유학까지 마치고 건실히 성장하였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실은 딸을 입양시킨 어머니는 굉장히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거세질수 있다. 오로지 스스로의 행복만을 위해 자녀의 부양을 포기하고 경제력이 있는 형제에게 맡기는 행위. 

 

만일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면, 이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인 혼란에 중점을 두면 된다. 

 

즉, 재혼이라는 본인의 선택과 행복만을 위해 자식에 대한 부양을 쉽게 포기하는 태도가 만연한다면, 가족이라는 연대성이 이기적인 이유로 너무나 쉽게 해체될수 있다는 문장 하나.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혼 남/녀의 가족이 경제적인 여건과 정서적인 포근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겠냐는 반문의 문장 둘. 홍석천의 케이스는 굉장히 드문 일이고, 그 마저도 조장된다면 사회구조상 가족의 개념이 쉽게 무너지면서 혼란이 가중될수 있다는 문장 셋. 이런 이유로 상기의 입양행위에 대해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 각문장을 문단으로 독립시켜 살을 붙여나가면 글 전반적으로 유기적인 구조를 갖춘 논술 답안지를 작성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대한 정답보다는 얼마나 설득력있게 논조를 이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단기적인 기술의 요약은 가장 먼저 논제에 대한 구성 이해와, 핵심 논조를 문단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어서 그 문단의 문장들을 독립적인 문단들로 만들면서 전체 글의 구성을 논리적으로 만드는 것이 논술 시험을 잘보는 단기적인 비법이다.

 

상기의 단기적인 비법은 약 10회 정도 논술 가시험을 쳐보면서 문단과 문장의 구조를 경험하면 체득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을 답안을 보고 머리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반드시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써보는 연습을 해야한다. 형식의 구조를 연습하는 셈 인것이다. 시험이 얼마남지 않았다면 이러한 논리적인 구조를 익히는 것이 훨씬 효율성이 높은 방법이다.

 

이제 장기적인 내공증진 방법을 논해보자. 이는 최소 6개월~1년 이상 논술시험이 남았다고 가정할 경우에 적합하다. 상기의 홍석천 예에서 각각의 긍정적/부정적 견해에 대한 근거로 든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방법이다.

 

많은 논제들에는 이해 당사자들의 관점이 혼재되어 있다. 홍석천 논제의 경우에도 이혼 당사자의 입장, 이혼후 남은 자녀들의 입장, 홍석천의 입장 그리고 이들의 입장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사회 전체의 시야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의 글을 완전히 다르게 서술하였다.

 

이렇게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헤아리는 연습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현상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관찰하며 스스로 사고하는 훈련을 하루에 단 10분~30분 이상 꾸준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쉽게 접할수 있는 포탈의 기사를 대상으로 시작해도 되고, 보수와 진보의 성향을 띤 조중동과 한겨레/인터넷 신문사들의 기사들로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르게 서술하는 글들을 접하는 훈련도 효과가 높다. 또한, 기출 논술 문제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한뒤, 모범 답안들의 논거를 읽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암기하려고 하지 말것. 장기적인 내공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에서 나온다. 

 

하루중 10분~30분을 현재 언론의 흐름과 모범답안의 내용과는 관련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어떨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오지 않던 사례들이 모범 논술 사례에서 무릎을 탁 치며 얻게 될때가 있고, 어떨때는 본인의 답이 더 논리적이라고 여겨질 때도 올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할애하여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바로 독서의 중요성이다. 인풋이 미비한 상태에서는 의미있는 아웃풋이 나오기 힘들다. 

 

물론 글이 아닌 실제 사회의 경험에서 얻는 것이 더 깊이있는 경우도 많지만, 대한민국의 교육 구조상 19세 학생까지의 삶에서 그리 큰 다양성을 찾아보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경험을 확대하고 사고의 깊이를 더할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뇌는 저절로 다음 장에 대한 글을 유추하고 기존의 내용들을 연결하는 훈련을 하게된다. 이른바 뉴런들을 활성화 시키는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활성화 과정을 많이 겪은 뇌가 될수록 의외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사고하고 구조적으로 대응할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하루에 1시간 이상의 독서가 필수적이다. 분야와 시대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해하기 쉬운 간단한 철학서부터 시작하더라도, 꼭 철학 분야를 포함시키는 것을 권한다. 철학은 결국 많은 사상의 기초가 된다. 그렇게 연습하고 훈련되어 저절로 함양된 뿌리 깊은 사고를 시간과 함께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논술시험을 잘보기 위해 내공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부디, 단기적인 기술과 장기적인 실력의 조화로 향상되는 글쓰기의 기쁨을 맞보기 바란다. 시험 점수는 당연히 덤으로 따라온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