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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2 영화후기, 스토리 라인은 약했으나, 충분히 웃긴 마블의 코미디 영화

by 분석몬 2018. 5. 17.

데드풀2가 개봉했다. 한마디로 데드풀1보다 못했다. 전작이 탄탄한 탄생 스토리를 기반으로 시간과 재미의 가성비가 높았으나, 이번에는 다양한 돌려까기와 특유의 개그로 겨우 웃기기는 했지만, 스토리 라인의 부재로 데드풀3에 대한 기대는 낮추고 말았다. 

 

존윅에서 강아지를 죽인 감독이라고 영화에서 소개하는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그가 감독했던 오션스 일레븐의 팀웍이 그리웠던지 누구하나 매력적이지 않았던 엑스포스라는 팀을 억지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운이 좋은 여자 능력자 도미노 한명을 빼고는 거의 모두를 도미노처럼 죽여버리고 만다. 물론 마지막에 시간여행으로 다시 살리기는 하지만 도대체 이 엑스포스 팀의 존재 이유가, 엑스맨의 패러디라는 것은 알겠지만, 이렇게 어이없이 죽일거면서 왜 그렇게 쓸데없는 대사와 소개를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겨우 산성 턱받이 능력자의 분쇄장면을 연출하려고 그랬던 건 아니길 바란다. 

 

또 하나의 미스 캐스팅이라고 느꼈던 것은 배트맨의 펭귄같은 몸을 가진 아이 러셀역의 줄리안 데니슨이였다. 도대체 왜 이 아이를 죽이려하고 살리려 하는지에 대해 공감이 되지 않았고, 그의 연기는 열연이였으나 미래의 예비 악당치고는 어딘가 포스가 약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손에 열감이 나서 상대방을 불태우는 파이어피스트의 수준은 엑스맨 학교의 누가와도 금방 제압가능한 정도로 느껴졌다.

deadfool-review
웃음의 영화

 

반면, 타노스로 열연했던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케이블의 연기력은 상대적으로 납득이 되는 힘이 있었다. 그의 분노와 액션연기는 처음에는 데드풀의 대척점으로서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했었다. 분위기가 어두운게 DC코믹스에서 왔냐는 데드풀의 대사에 반응하는 그의 표정은 실감났다. 이어졌던 액션에서 데드풀과의 합도 좋았다. 

 

문제는 스토리였다. 갑자기 어떻게든 아이를 죽이려 했던 케이블이 갑자기 아이스박스 지하에서 거인 능력자로 잡혀있던저거너트가 나타나자 데드풀과 협력하려 한다. 데드풀이 그와 싸우던 도중 죽었던 수많은 지하감옥 사람들과 그의 엑스포스팀에 대한 복수의 염원 따위는 당연히 없다. 미래에서 왔기에 차별화된 무기와 방패 그리고 시간여행 아이템까지 가지고 있던 케이블은 아내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러셀을 죽이려 한다. 그런데 마지막에 한번밖에 남지 않은 시간여행 에너지를 갑자기 데드풀을 위해 쓰고, 자기는 현시대에 남겠다는 결정을 하고 만다. 뭐 어차피 그시대로 가도 지구행성의 멸망이 있기에 현재에서 역사를 바꾸려 애쓰겠다는 설정이였지만, 지금까지 가족의 회생과 재회를 위해 애썼던 동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데드풀의 죽을듯 말듯 이어졌던 유언과 함께..

 

그래도 웃기는 능력 하나는 인정된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애드립인지 대사인지 알수 없는 수많은 히어로들의 돌려까는 부분들에서 맨날 똑같던 슈퍼히어로즈 영화에 지쳐있던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한다. 배트맨, 슈퍼맨, 프로페서 X, 울버린, 마그네토, 스파이더맨, 그리고 자신이 주연했던 그린랜턴까지 그가 영화에서 속사포처럼 디스하고 패러디하는 재미만 찾아봐도 영화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깨알같이 한장면으로 나오던 X맨의 히어로들 모음과 그의 19금 개그는 또다른 재미였다. 참고로 스탠리 회장은 x맨 학교의 액자에서만 나왔다. 최고의 웃음포인트였던 데드풀의 잘린 다리가 아이처럼 자라나면서. 다리를 꼬아 원초적 본능의 남자편을 찍은 감독의 센스에는 감탄이 절로난다. 그는 존윅과 본레거시의 액션만큼 애드립과 패러디의 코믹에 재능이 있어보였다.

 

전반적으로 힘의 균형과 설정이 아쉬웠던 영화지만, 기존의 히어로 무비들과의 차별성은 코믹과 19금이라는 소재로 확실히 이루었기에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웃기에는 충분하다. 막대한 제작비를 쓰고도 재미도 웃음도 감동도 없던 수많은 영화들을 떠올린다면, 데드풀2는 전작보다는 못해도 관객들에게 박장대소의 즐거움을 주기에는 충분한 작품이였다. 마블코믹스의 팬이면서 신선함을 원한다면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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